2025-07-30 IDOPRESS
씨젠,전처리까지 자동화한 ‘큐레카’ 공개
지멘스·애보트·로슈 등 자동화 해법 다양
중국·한국 진단기업들도 대거 참여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진단학회 ‘ADLM2025’에 마련된 씨젠 부스. 왕해나 기자 “20명이 하던 일을 이제 한 명이 할 수 있어요.”
진단검사의학 분야 세계 최대 학회 ‘ADLM 2025’가 열리고 있는 미국 시카고. 전시장 중앙에 위치한 씨젠 부스에서는 거대한 로봇팔이 소변,대변,객담 같은 고점도 검체를 자동으로 채취해 보존액이 담긴 튜브에 넣고 고르게 섞은 뒤,원심분리까지 진행하는 모습이 시연됐다.
덩어리진 검체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작업부터 병원체 분리까지,기존엔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전처리 과정이 기계로 완전히 대체됐다. 전처리를 마친 샘플은 다음 단계 장비로 이동해 자성을 띤 비드(magnetic beads) 기반 기술로 RNA 또는 DNA를 분리하는 핵산 추출 과정을 거친다. 각 샘플은 고유 코드로 저장돼 검사 이력과 결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 장비는 씨젠이 새롭게 개발한 무인 유전자증폭기술(PCR) 자동화 시스템 ‘큐레카(CURECA)’다. 샘플 보관,전처리,핵산 추출,증폭,결과 분석까지 PCR 진단 전 과정을 24시간 사람 개입 없이 수행할 수 있다.
씨젠은 “전처리까지 포함한 완전자동화는 큐레카가 세계 최초”라며 “휴먼 에러를 줄이고 진단 품질과 검사 효율성을 동시에 높였다”고 강조했다.
원하는 것만 콕 찍어 ‘선택적 자동화’
곳곳에 ‘덜 일하라(Do Less)’ 문구
씨젠의 무인 PCR 자동화 시스템 ‘큐레카(CURECA)’. 왕해나 기자 큐레카 옆에는 인공지능(AI) 기반 글로벌 진단 데이터 분석 플랫폼 ‘스타고라(STAgora)’가 위치했다. 병원에서 수집된 PCR 검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감염병 유행 추이,다중 감염 패턴,병원별 양성률 등을 분석하고,의료진의 임상 의사결정을 돕는 플랫폼이다.
현장을 찾은 미국 병원 소속 검사실 담당자 앤드류 레이터맨은 “글로벌 데이터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분석 결과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하는 점이 인상 깊었다”며 “임상 판단이 필요한 순간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단업체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현장에서 ‘선택적 자동화(Task-Targeted Automation)’라는 자동화 해법을 제시했다. 부스 상단에는 ‘제한을 줄인 자동화(Automation with Less Limitation)’와 ‘덜 일하라(Do Less)’라는 문구가 대형 디스플레이에 새겨져 있었다. ‘최소한의 인력으로 최대 효율을 달성하자’는 메시지다.
부스 중앙에 전시된 지멘스의 아텔리카(Atellica) 검사 자동화 시스템은 시료 분주,분류,이송,분석 등 검사실 내 여러 공정을 자동화했다. 다만 전 과정 무인 운영보다는 검사실 인력과의 협업을 염두에 둔 구조다.
상단 모니터에는 실시간 검사 데이터와 분석 흐름이 표시됐고,모듈형 구조를 통해 각 병원 환경에 맞춰 자유롭게 조합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검사실 직원은 1~2시간 걸리던 정렬,캘리브레이션,보관 작업 등을 몇 분 안에 처리할 수 있다.
진단 자동화 시스템,실험실 밖으로
한국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 본격공략
애보트가 내세운 ‘GLP systems Track Automation’. 왕해나 기자
지멘스는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최소한의 인력을 활용하려는 방안을 내세웠다. 왕해나 기자 애보트는 ‘GLP systems Track Automation’을 전면에 내세운 대형 부스를 통해 진단 자동화 시스템의 동선 혁신을 강조했다. 중앙에 우뚝 솟은 두 개의 거대한 원형 자동화 타워는 현장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장비는 시료를 분류하고 운반하며,검사 장비로 자동 전달하는 로봇 기반 샘플 트랙 시스템이다. 곡선형 트랙이 수직으로 설계돼,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검사실 내 물류 동선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점이 특징이다.
부스 외벽에는 ‘지금,변화할 자유를 실현하라(Realize the Freedom to Change NOW)’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다. 스파클 벨 애보트 대외협력 담당자는 “기존 진단실 환경의 제약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자동화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로슈는 ‘자동화 그 이후’를 향한 메시지를 내놨다. ‘The Future of Mass Spectrometry(질량분석의 미래)’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운 대형 부스에서는,자동화 장비보다는 정확한 데이터 처리·임상 연결성·디지털 솔루션 통합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부스 한쪽에 설치된 cobas p471/p612 연결 모듈은 로슈의 검사실 자동화 기술을 보여주는 대표 장비였다. 시료 분류와 준비,검사기기로의 전달까지 수행하지만,전 과정 무인화보다는 정밀한 워크플로우 통합과 분석 신뢰도를 강조하는 방식이었다.
한국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인수한 미국 진단업체 메르디안. 왕해나 기자
중국의 대표적인 진단업체 ‘민드레이’. 왕해나 기자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중국 진단기업들도 ADLM 2025에 대거 참가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지난해 생물보안법 시행 이후 미국 내 주요 학회에서 중국 기업들이 자취를 감췄던 것과는 대비되는 분위기다.
민드레이는 대형 부스를 마련해 혈액분석,생화학,면역진단 등 핵심 체외진단 솔루션을 일괄 전시했으며 검사 장비 간 연결성과 워크플로우 자동화를 강조했다. 진스크립트는 합성생물학 기반의 진단 및 연구용 시약 플랫폼을 중심으로 참가했다. 선바이오는 PCR을 통합한 솔루션을 선보이며,아시아 시장뿐 아니라 북미 유통망 확대를 위한 파트너십 구축에 집중했다.
진시스템,엑세스바이오,오상헬스케어,래피젠 등 국내 진단기업들도 ADLM 2025에 나란히 참가해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진시스템은 소형 PCR 장비와 함께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제품 ‘UF-400’을 첫 공개하며 현장진단과 중소형 검사실을 아우르는 전략을 소개했다.
엑세스바이오는 다양한 감염성 질환 키트를,오상헬스케어는 분자진단 장비와 키트 통합 솔루션을 선보였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인수한 미국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도 공동 브랜드로 참가해 통합 포트폴리오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한국 진단기업들이 단순 키트 수출을 넘어 기술력 기반의 글로벌 확장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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