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2 HaiPress
“나는 1000명의 남자와 잤다.”
업무상 만난 사이였지만,일 얘기는 길지 않았다. 그녀의 목적은 애초부터 ‘이 남자를 어떻게 침대로 끌어들일까’였으니까. 미혼과 유부남을 가리지 않았고,중년과 청년을 아울렀다. 욕망이라는 자석에 이끌린 숱한 남자들이 그녀의 ‘섹스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어중이떠중이와 잔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리스트에는 시대의 거장들이 망라돼 있었다. 아일랜드 대문호 사무엘 베케트,현대 미술의 거장 막스 에른스트,실험 음악의 대가 존 케이지. ‘님포매니악’(섹스중독자)이라는 멸칭과 ‘아트에딕트’(예술중독자)라는 상찬의 틈 사이에 그녀가 있었다.
시대가 규정하는 도덕관에 애써 자기 자신을 끼워놓지 않았다. 스스로 생각했고,자신만의 기준을 세웠으며,본인의 욕망에 충실했다. 천명의 남자와 잔 얘기를 그대로 책으로 내기도 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지 않았고,손가락질이 기꺼웠다. 현대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페기 구겐하임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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