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6 HaiPress

돈의 방정식
모건 하우절 지음,박영준 옮김
서삼독 펴냄,2만8000원
자동차를 새로 구입하려 할 때 도요타 고급형 모델과 BMW의 엔트리 모델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기능성 시트·개방감 있는 선루프처럼 편리한 옵션을 원한다면 전자를,브랜드 가치와 사회적 지위를 위해서라면 후자를 택할 것이다.
신간 '돈의 방정식'은 저자가 주위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경험을 21개 이야기로 정리해 절대적인 부 자체보다는 본인의 주관적인 삶의 만족감에 주목해야 함을 알려준다. 저자는 "얼마나 많은 돈을 가졌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정말 중요한 것은 돈과 행복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드는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불우한 가정에서 자라난 저자와 가까운 친척의 이야기다. 어릴 적 가난에서 벗어나 성공한 사업가가 된 그는 자녀가 학교에 갈 때가 되자 수업료가 가장 비싼 학교를 택했다. 얼핏 보기에 이는 터무니없어 보이는 결정인 것처럼 여겨지지만,그에게 이는 어린 시절의 가난을 보상받기 위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의 소비 습관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이 살아온 사회적·심리적 경험을 이해해야 한다고 책은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미국의 대부호 가문인 밴더빌트를 소개하기도 한다. 선박·철도 사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코닐리어스 밴더빌트는 자녀들에게 3000억달러에 달하는 유산을 남겼지만 약 60년 만에 후손들이 이를 모두 소진했다. 마지막 상속자인 레지 밴더빌트는 평생을 술과 도박에 빠져 살다가 간경화에 걸려 45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
반대로 저자는 본인 배우자의 할머니에 관한 일화도 소개한다. 할머니는 은퇴 후 30년 동안 별다른 수입 없이 얼마 안되는 사회보장연금으로 생계를 이어나갔다. 사실상 빈곤에 가까운 삶이면서도 할머니는 작은 정원에 앉아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읽으며 여생을 살았다. 저자는 할머니에 대해 "가진 것은 적었지만 바라는 것은 더 적었다"며 "내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회고한다. 하지만 책은 그렇다고 해서 모든 소비를 좋은 소비와 나쁜 소비라는 단순한 잣대로 나누지는 않는다. 저자는 "당신에게는 합리적이고 만족스러운 소비가 내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람들의 생각이 얼마나 각양각색이고 돈을 쓰는 취향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폭넓은 시각에서 이해하는 것뿐"이라고 설명한다.
저자 모건 하우절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출신으로 현재 경제 매거진 '모틀리풀' 칼럼니스트와 벤처캐피털사 컬래버레이티브 펀드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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