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30년···한전, 글로벌 종합전력회사로 성장 가속화

2025-03-18 IDOPRESS

95년 필리핀 화력발전 운영자로 해외 첫 진출


30년만에 15개국 33개 프로젝트 운영


누적 해외 매출 46.8조원

한국전력의 해외사업이 30주년을 맞이했다. 1995년 필리핀 말라야 화력발전소 성능복구 및 운영사업으로 처음 세계시장에 발을 딛은 지 30년 만에 15개 국가에서 33개의 프로젝트를 운영 중인 한전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종합 전력회사로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해외 전력시장 진출은 기업의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돌파구 중 하나였다. 반도체 등 다른 산업들의 수출을 지원하며 한국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데 기여해 온 한전이었지만,국내 전력산업의 성장이 둔화되며 국내에서의 전력사업만으로는 위기의식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이 때 국내 시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택한 것이 해외사업이다.

한전은 최초 해외사업인 필리핀 말라야 사업에 이어 1996년 1200MW급 가스복합화력인 필리핀 일리한 사업의 국제경쟁 입찰을 수주함으로써 기술력과 노하우를 세계 전력시장에 알리게 된다. 2000년대는 중국 풍력사업에 참여해 국내 최초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선진국이 개도국에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지원하는 제도) 사업 진출에 성공했고,점차 사업을 확대해 중국 내 최대 외국 풍력사업자로 부상했다.

괌에서 운영중인 태양광사업 전경( 괌 망길라오 태양광 사업) 동남아,중국 시장에 이어 한전은 2008년 요르단에서 373MW 가스복합화력 건설·운영 사업을 수주함으로써 한국 최초로 중동지역 민자 발전사업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였다. 연이어 2009년 사우디아리비아 1204MW 화력발전 건설·운영 사업,2010년 UAE 1600MW 가스복합화력 건설·운영 사업,2012년 요르단 573MW 화력발전 건설·운영 사업,2013년 요르단 90MW 풍력발전 사업 등 수주에 성공하며 중동지역에서 한전의 위상을 굳혔다.

중동 성과는 화력과 신재생 발전에 그치지 않았다. UAE가 발주한 총 47조원대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공사를 2009년 한전 컨소시엄이 수주한 것이다. 1400MW급 한국형 원전 4기를 설계·건설하는 한국 최초의 원전 수출이자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프로젝트였다.

중남미 지역에서는 2010년 멕시코 433MW 가스복합화력 건설·운영 사업을 국제경쟁 입찰로 수주함으로써 거점을 확보하고,미국 시장에도 진출해 괌 60MW 태양광 건설·운영 사업,198MW 가스복합화력 건설·운영사업을 비롯해 캘리포니아 235MW 태양광사업 등을 운영 중이다.

이러한 해외사업 성과로 한전은 2024년말 기준,누적 매출액 약 46조 8000억원과 국내 기업과의 동반진출 실적 약 30조 2000억원을 달성했다.

한국전력 15개국 33개 사업 현장

해외사업에 불어닥친 위기,IMF 외환위기와 코로나19

한전 해외사업에도 위기의 순간들이 있었다. 첫 번째는 1997년 후반 한국의 IMF 외환위기였다. 당시 중국에서 추진 중이던 신규 화력발전 개발사업을 포기하고,해외사업 조직 역시 대폭 축소되었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국내 최초로 사업 자체의 미래수익을 담보로 재원을 조달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은행 대출을 확보해 1999년 필리핀 일리한 발전소를 착공하고,2002년 상업운전을 시작한다. 이로써 한전은 말라야 발전소와 함께 필리핀 전체 설비용량의 14%인 1.85GW 설비를 운영하는 필리핀 제4위의 대규모 민간발전사업자로 부상했다. 일리한 화력발전 사업은 2014년 PF기법으로 조달한 5억 4000만 달러의 차관을 전액 상환한 뒤 2022년 사업종료 시까지 투자비 대비 회수가 총 332%에 이르는 전무후무한 효자 사업이 됐다.

두 번째 위기는 2020년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세계 각 국에서 계획 중이던 입찰이 줄줄이 취소됐고,건설 중 사업들 역시 해당국의 셧다운으로 인허가 획득이 어려워지고 자재 조달이 연기되면서 준공 일정을 준수하는데도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2021년 한전은 4조 2000억원 규모의 UAE 초고압 직류(HVDC) 해저 송전망 건설·운영사업을 수주한다.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의 해상유전시설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총259km에 달하는 해저 송전망을 건설한 후,35년간 운영하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메가 프로젝트였다. 한전이 입찰 전반을 주도하고 삼성물산은 설계·시공,한국수출입은행은 금융을 제공하는 등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입찰 경쟁력을 극대화한 상생모델이다.

2022년에는 해외사업 최초로 열병합 사업수주에 성공했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가 발주한 317MW 열병합 발전 건설·운영 사업이다. 당시 글로벌 유수의 전력회사들이 모두 경쟁에 뛰어드는 상황이었지만,한전은 대용량 가스터빈을 활용한 고효율·친환경 기술역량을 전 세계에 입증하며 향후 5년간 30GW 규모의 복합화력 발주가 예상되는 사우디에 다시 한번 기반을 다지게 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해외사업 봄 맞이하다

코로나 시대가 끝나며 한전의 해외사업은 봄을 맞는다. 특히 2024년은 한전에게 의미가 특별하다. 총 6.2GW 규모의 신규사업을 수주하며 한전 지분 기준으로 약 6조 5000억원의 매출과 4조 4000억원 규모의 국내 기업 동반진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전력 2024년 해외 발전사업 수주 내역 한전은 지난해 글로벌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30년간 해외에서 축적한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프로젝트 관리능력을 발휘하며,역대 최대 규모인 3000억원 이상의 투자회수 성과도 달성했다. 전년도 규모의 2.3배를 뛰어넘는 실적이다. 2900억원 이상의 배당금,본사 기술지원을 통한 100억원 이상의 기술지원 수수료 등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성과는 그동안 추진해 온 배당 관련 주주 간 협상,유상감자 등을 통한 전략적 재무관리 등에 공들인 맞춤형 경영관리 노력 덕분이라는게 한전 내부의 평가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리더를 꿈꾼다

한전은 최근 또 다른 위기에 직면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촉발된 사상 초유의 전사적 재무위기이다. 한전은 조기 재무정상화를 위해 특단의 자구책을 발표하고 지난 2년간 재무위기 극복을 위한 고강도 자구대책을 성실히 이행해 왔다.

해외사업에서도 IMF 외환위기,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세 번째 위기도 무난히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전력 산업 수출 확대를 통한 신규 수익 지속 증대로 재무위기 타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 또한 급변하고 있다. 탈탄소화·분산화·디지털화를 선도할 신기술·신사업 분야에서 2040년까지 5경원에 달하는 신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각국 전력수요와 에너지 정책에 기반한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며,‘신기술 중심의 해외사업 대전환’을 통한 신성장동력 창출을 추진 중이다.

한전이 보유한 핵심 우수 기술력을 기반으로 동남아,중국,북미 등 10개국에서 13개 신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각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협력 모델을 통해 기술 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과의 동반 진출을 통한 경제적 효과 창출에도 주력하고 있다. 발전소 건설,운영,유지보수,기자재 공급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과 협력하며 해외 전력 시장에서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국내 전력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급변하는 에너지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글로벌 시장에서 신뢰 받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대내적으로는 해외사업에서의 지속적 수익 창출을 통해 재무위기 극복에 적극 기여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또 “대외적으로는 에너지 신사업 주도권을 확보해 변화하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리더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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