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8 HaiPress
빠른 전개·짧은 영상 선호
세계시장 13조원 규모 성장
저비용·고효율 사업 주목
1200억 투자한 크래프톤 등
토종 플랫폼도 속속 진출
'릴숏' 등 중국기업과 경쟁
'숏폼' 드라마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편당 시간이 1~2분에 불과한 숏폼 드라마는 빠른 이야기 전개와 짧은 영상 포맷을 선호하는 10·20대의 시청 습관과 맞물려 중국·북미·한국·일본 등지에서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기존 숏폼 플랫폼인 틱톡,인스타그램,유튜브 등과 별개로 숏폼 드라마를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면서 관련 산업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게임,웹툰 등 지식재산권(IP) 사업에 노하우가 있는 국내 테크 기업들도 중국 회사들이 초기에 진입한 글로벌 숏폼 플랫폼 시장에 출사표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메이저 게임사인 크래프톤은 최근 글로벌 숏폼 드라마 플랫폼 회사인 스푼랩스에 12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관련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회사 내부적으로 숏폼 드라마 플랫폼의 사업성에 대한 판단이 섰고,원천 IP 확보를 통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해 크래프톤은 "향후 IP 확장 가능성과 흥행 가능성이 높은 숏폼 드라마를 게임화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18일 매일경제에 밝혔다. 스푼랩스는 숏폼 드라마 전용 플랫폼 '비글루'를 출시했다. 이달부터 일본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하고,일본·미국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을 본격화한다. 크래프톤 자회사인 띵스플로우는 회사가 보유한 오리지널 IP를 활용해 숏폼 드라마와 게임 제작에 나섰다.
이 밖에 국내 콘텐츠 플랫폼 리디는 최근 숏폼 드라마 사업 검토에 착수했고,폭스미디어는 지난 4월 숏폼 드라마 플랫폼 '탑릴스'를 론칭했다.
업계에서는 웹툰 IP를 다수 보유하고 플랫폼 운영 역량이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장 진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젊은 사용자 신규 유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국내 플랫폼 입장에서는 숏폼이 새로운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숏폼 드라마는 통상적으로 작품당 50~150화로 구성된다. 빠른 이야기 전개가 특징이다. 1분 안에 상황이 반전되고,50화(50분) 안에 극이 끝나기도 한다. 치정 멜로,복수극 등 자극적인 주제의 드라마가 많다. 젊은 세대의 '인스턴트' '도파민' 트렌드를 파고들고 있다는 평가다.
플랫폼 기업 입장에서 숏폼 드라마는 수익성이 좋다. 초반 10~20회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하고 이후부터 과금하는 형태로 편당 500~1000원을 받는다. 이용자가 드라마 한 편을 시청하면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월 구독료를 내는 셈이다. 반면 제작비는 기존 드라마보다 훨씬 저렴한 저비용·고효율 구조다. 현재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은 사실상 중국 회사들이 선점한 상태다. 중국 COL그룹의 '릴숏'과 뎬중테크의 '드라마박스'가 대표적이다.
북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릴숏은 올해 1분기 누적 다운로드 회수가 3000만회를 돌파했다. 릴숏은 중국에서 회사가 보유한 500만개 이상의 웹소설 IP를 기반으로 숏폼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자회사를 세운 뒤 북미에서 선호하는 IP를 탐색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직접 스튜디오를 세워 IP 발굴,촬영,편집,유통 등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드라마박스는 중화권과 동남아시아에 주력하는 숏폼 드라마 플랫폼이다. 올 1분기에만 다운로드 회수가 700만회를 돌파했다. 중국 회사들은 인공지능(AI)을 통해 싸고 빠르게 영상을 제작하는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편집자나 현지 배우를 대체하며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카카오벤처스는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를 13조원으로 추산했다. 한국 시장은 65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만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가 373억9000만위안(약 7조125억원)에 달했다. 2027년에는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가 1000억위안(약 18조755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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